시와글 감상/우경 김정래

배롱나무

무명화 2017. 1. 17. 21:22


(배롱나무꽃)

 

      배롱나무

       

      愚耕 김정래

       


      무덤가 어슷하게

      한 그루 목() 백일홍

       

      비단 같은 노을빛에

      푸른 잎들 반짝인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

      피운 꿈이 붉어라

       

       

      은은(隱隱)한 수박의 향()

      꽃술 속에 흐르고

       

      자잘한 꽃망울들

      꽃구름 머무는 듯

       

      어릴 적

      그리움까지

      고향처럼 품고 있다

       

       

      끝없는 계절의 유전(流轉)

      의연(毅然)히 맞서면서

       

      얼룩진 고단함도

      한 꺼풀씩 벗어가는

       

      강인(强靭)한

      아버지 모습

      배롱나무 닮았다.

       

2014. 7. 7

 



(배롱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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