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화 2014. 1. 18. 23:59

이해인 수녀님 꽃시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

(전성, 원숙한 아름다움, 자손 번영, 애교, 바보)

 


                       석류꽃

 

 

 

                                                      이해인

 

 

 

                                        지울 수 없는

                         사랑의 火印

                         가슴에 찍혀

 

 

 

                          오늘도

                          달아오른

                          붉은 석류꽃

 

 

                          황홀하여라

                          끌 수 없는

                          사랑

 

 

                          초록의 잎새마다

                          불을 붙이며

                          꽃으로 타고 있네

 

 

 

 


석류

양택풍수 사상에 의하면 집안에 석류나무 다섯 그루만 있으면
자손이 번창한다고 했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기능을
경험적으로 우리조상들이 이해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예언자 '마호메트'는
"질투와 증오를 없애려면 석류를 없애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석류는 쓰이는 곳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열매와 껍질 모두 고혈압·동맥경화 예방에 좋으며,
부인병·부스럼에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이질이 걸렸을 때 약효가 뛰어나고,
휘발성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어

기생충, 특히 촌충 구제약으로 씁니다.
과즙은 빛깔이 고와 과일주를 담그거나 농축과즙을 만들어
음료나 과자를 만드는 데 씁니다.
올리브유와 섞어 변비에 좋은 오일을 만들기도 합니다.

석류에는 풍부한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무기질로는 나트륨, 칼슘, 인, 마그네슘, 아연, 망간, 철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현대인에게 부족한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고루 함유된 석류는
특히 여성에게 효과적인 과일이라고 봅니다.

 한방에서의 석류의 효능은 신을 보하는 약제로 볼 수 있는데
석류의 신맛이 수렴작용이 강해서 몸안에 물을 가두어
신진대사를 보다 원활히 하기 때문입니다.

석류꽃은 구내염, 후두염, 편도선염 등 구강염증에 쓰거나
껍질을 구강과 장의 질환, 복통, 구충제로 쓰기도 하며
잎을 구토방지나 식욕증진에 쓰기도 합니다.

 


석류꽃 전설

인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심술쟁이 마귀할멈의 집에 석류나무가 있었는데,
석류 속에 알맹이가 없어서 맛이 없었습니다.
곰곰 생각하던 마귀할멈은 사람의 아기를 잡아다
석류 알맹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마귀할멈은 마을로 내려가 어느 부잣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하녀가 아기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아유, 아기가 참 예쁘기도 하네. 한번 안아 봐도 되겠수?"
   하녀는 예쁜 여인으로 변장한 마귀할멈을
의심하지 않고 아기를 넘겨주었습니다.
마귀할멈은 아기를 안자마자 산으로 도망쳤습니다.


   "아가, 이걸 봐라. 석류 알맹이가 하나 생겼다."
   마귀할멈은 자기 어린 딸에게 석류를 보여 주었습니다.
딸은 살아 움직이는 석류 알맹이를 보고 몹시 기뻐했습니다.
   마귀할멈은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마을로 가서

아기를 빼앗아 왔습니다.
아무도 마귀할멈을 볼 수없으니 누구의 짓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이 소문은 깊은 동굴 속에서 무술을 닦고 있는
왕자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마귀할멈 짓이 틀림없어."
   왕자는 산을 내려가 사람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거지가 나타나 왕자의 앞을 가로 막아섰습니다.
누더기를 걸친 거지의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났습니다.
게다가 온몸에 돋은 부스럼을 보자 가엾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아, 우리 백성 중에 이처럼 불쌍한 사람이 있었다니......"
   왕자는 거지의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돈도 모두 내주었습니다.
   "참으로 훌륭하오. 내 그대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마음이 깊은 줄은 몰랐구려.
왕자의 생각대로, 마을의 아기들을 데려간 것은 마귀할멈의 짓이오."
   "어떻게 제가 왕자라는 것을 아셨습니까?
또 제가 마귀할멈을 아기 도둑으로
짐작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마귀할멈을 이기려면 수수께끼를 알아맞혀야 하오. 그럼......"
   말을 마친 거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오, 부처님이셨구나. 고맙습니다, 부처님!"
   그 길로 왕자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수수께끼를 배웠습니다.
   한편, 마귀할멈은 아흔아홉명의 아기를 훔쳐왔고
석류 껍데기는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 한 명만 더 채우면 돼."
   바로 그 때 왕자가 마귀할멈 집에 나타났습니다.
   할멈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습니다.
   "꼼짝마라, 이 마귀야. 아기를 찾으러 왔다. 어서 내놓아라!"


   "뭐, 아기를 내놓으라고? 순순히 내놓을 순 없지. 좋다,
내가 내는 수수께끼를 알아맞히면 아기를 한 명씩 내주마. 어떠냐?
   왕자는 마귀할멈이 내는 수수께끼를
아흔여덟 가지나 술술 알아 맞혔습니다.
   이제 딱 한 문제만 남았습니다.
   "아주 제법인걸! 하지만 이건 모를거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 뭐지?"
   "그거야 네 딸이지. 이제 마지막 아기를 내놓아라!"
   왕자는 자신있게 외쳤습니다.
   그러나 마귀할멈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틀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바로 수수께끼다."
   마지막 문제를 틀린 왕자는
아흔여덟 명의 아기만을 데리고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마귀할멈의 딸이 왕자 뒤를 따라왔습니다.
   "왕자님, 저도 데려가 주세요. 마을에 가서 살고 싶어요."
   왕자는 마귀할멈의 딸을 데려와 마을에서 살게 했습니다.
홀로 된 마귀할멈은 너무 너무 딸이 그리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자식을 잃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
마귀할멈은 마지막 남은 아기를 부모에게 돌려주고
쓸쓸히 산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딸이 집에 와 있었습니다.
딸의 손에는 석류 한 송이가 들려 있었습니다.
   "부처님이 석류를 주셨어요, 엄마. 알맹이가 꽉 찼어요. 보세요."
   마귀할멈은 진심으로 후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