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바라기)
해바라기
'기적의 영양소'로 불리는 비타민D는 20세기 초 구루병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구루병은 등이 굽거나 다리가 휘는 등 뼈의 변형이 일어나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질병이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이 병으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한 영국 과학자 멜란비가 치료 과정에서 대구의 간유에 구루병 치유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발견했고 미국 과학자 맥컬럼이 여기서 비타민D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는 기전도 밝혀냈다.
하지만 비타민D는 영양소라기보다 호르몬에 가까운 물질이다. 얼마 전에는 비타민D가 갑상선 호르몬처럼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자가면역 질환을 예방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생명체에서는 유일하게 인체에서 합성도 가능하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도 필수다. 비타민D는
몸속에서 칼슘을 흡수해 뼈 형성을 돕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고혈압ㆍ당뇨 같은 난치병의 예방과 치료뿐 아니라 우울증ㆍ조울증을 극복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잇몸을 비롯한 치아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D를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햇볕을 쬐는 것이다. 사람의 체내에 있는 비타민D의 전구체인
콜레스테롤이 태양의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D로 바뀌어 인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때 옷이나 선크림으로 햇빛을 가리면 소용이 없다.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도 비타민D 합성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요즘에는 영양제나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섭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D의 양이 극히 적어 현대인들은 만성적인 비타민D 결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비타민D 결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최근 4년동안 9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91%, 성인 여성의 96%가 비타민D 부족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도시화로 인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데다 사시사철 자외선을
차단하는 사람이 늘어난 때문이다. 햇볕이 부족하면 각종 성인병은 물론이고, 우울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인체의 활력도 떨어진다. 팍팍한
세상살이. 이번 주말에는 무거운 짐 모두 내려놓고 이미 우리 곁에 다가온 봄 햇살을 쫓아 해바라기를 즐겨보자.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하면서.
출저 : 전남일보/서석대/이용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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