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들
최재호 (사회부장)
“하늘나라에선 못다 피운 꽃 피우고
행복하길….” “모두가 비통하고,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여)씨의 영결식이 많은 이들의 눈물 속에 2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에서 엄수됐다. 아직 꽃도 다 피우지 못한 나이에, 의롭게
떠나는 고인의 장례가 치러지는 내내 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박씨와 같이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절대 잊어서는 안 될 ‘5인의
세월호 의인’들이 온 국민의 가슴을 저미며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승무원들의 살인에 가까운 직무유기가 속속 들어나고, 일부 공직자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오버랩 되면서 이들 의인들의 숭고한 희생이 더 빛나고 있는 것이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인 고(故) 정차웅 군은 “내
구명조끼 네가 입어!” 라며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넸다. 그는 생일을 하루 앞두고 친구를 구하려다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故) 남윤철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노래방을 갈 정도로 친구 같던
선생님이었다. 그 역시 어떻게든 제자들부터 살리려 했던 진정한 스승으로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대피시키는데 혼신을 다했다.

남 교사와 함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고(故) 최혜정 교사. “걱정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 께” 세월호 침몰 당시 급박한 상황 속에서 10여 명의 학생을 구출하며 자신의 첫 제자들을 지키려 했던 그녀는 올 해 첫 편을
잡았던 새내기 교사였다.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수협 통장에 돈 있으니까 아이들
등록금으로 써.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와 마지막 통화마저 차단했던 고(故)
양대홍 세월호 사무장의 아내와 마지막 나눈 통화 내용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국민들은 성숙했던 모습을 보여줬던 이들을 의사자로 선정해 귀감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능으로 일관한 정부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면 의사자 선정을 주저해선 안 된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출저 :
광주일보/무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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