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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커피

무명화 2014. 6. 22. 11:36

 (장미 꽃이 그려진 커피잔)

 

 

고흥 커피

 

송기동(사회2부장)

 

 

“나는 가비의 쓴맛이 좋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다. 헌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

 

지난 2012년 개봉된 영화 ‘가비’(감독 장윤현)에서 고종 황제는 커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 영화는 커피를 소재로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俄館播遷) 사건이 일어난 1896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가비는 커피를 음역(音譯)한 한자말로 ‘카페이’라고 읽는다. 고종 황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신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앞서 유입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세기 이상의 시간이 흐른 지금, 커피는 일상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기호 음료가 됐다.

 

지난해 7월 관세청이 발표한 ‘커피 수입 동향’에 따르면 2012년 커피 총 수입량은 11만5000t으로 나타났다. 이를 20세 이상 성인 인구수로 나누면 성인 1인 당 연간 293잔(미국산 아메리카노 커피 10g 한잔 기준)의 커피를 마신 것과 동일한 분량에 해당된다고 한다.

 

같은 해 커피생두 수입국은 베트남(35.3%), 브라질(19.9%), 콜럼비아(12.0%), 온두라스(9.1%), 페루(8.9%)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나라는 커피나무를 재배할 수 있는 적당한 기후와 토양을 가진 남·북위 25도 사이 ‘커피벨트’(Coffee Belt)에 속해 있다.

 

고흥지역 농업인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커피’ 생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고흥 열대농업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농업인들은 지난 2009년부터 커피 국내 재배에 뛰어들어 시행착오 끝에 2011년 30㎏, 2012년 50㎏, 올해 80㎏의 아라비카종 커피 열매를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고흥 우주항공축제’ 행사장 내에 부스를 열고 ‘고흥산 커피’를 판매해 관광객들로 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고흥산 커피’가 유자, 석류, 참다래 등과 더불어 고흥지역의 대표 작목으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 않은 듯 싶다.

 

출저:광주일보/무등고

 

 


   (즐겨 마시는 1회용 커피)